[2022 전북도민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우우의 실종 / 박태호
우우의 실종 / 박태호 소리를 따라 돌아보았다. 자작나무 숲이 일제히 울었다. 가지에 앉은 눈발이 흩날렸다. 벚꽃 잎이 사정없이 나부끼던 풍경이 겹쳐보였다. 언제까지나 담아두고 싶은 순간이었다. 하지만 소리는 만질 수도, 잡을 수도 없이 지나가 버렸다. 앙상해진 가지는 더는 울어주지 않았다. 지난봄을 흔들던 이파리들은 모두 떠나고 없는데 어떤 기억은 추억으로 남기도 한다는 것이다. 쏘렌토 한대가 언덕바지에 멈춰 섰다. 박 노인은 잰걸음으로 다가갔다. 도포를 입고 긴 수염을 쓸며 나타날 줄 알았는데 역술가보단 샐러리맨 냄새가 났다. 바짝 닦여진 구두는 흙이 묻을까봐 오히려 내가 신경이 쓰였다. 그걸 아는지 그는 바닥에 깔린 징검돌을 애써 골라 밟으며 방으로 들어갔다. 나는 간만에 낮잠이나 자려고 발길을 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