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의 이름
▶ 제목과 의미 내 소설의 제목은, 쓰여질 당시에는 『수도원의 범죄사건(Murder in the Abbey)』이었다. 그러나 나는 이 제목을 파기했다. 그 까닭은 독자들의 관심을 미스테리 자체에만 쏠리게 할 가능성이 농후하고, 독자들이 액션으로 가득한 약간은 황당 무계한 책으로 오해하고 책을 살까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사실 나는 이 책의 제목을 『멜크의 아드소(Adso von Melk)』라고 하고 싶었다. 결국 아드소가 화자 노릇을 하고 있기 때문에, 상당히 중립적인 데가 있는 이 제목이 썩 좋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출판업자들은 고유 명사로 된 책 제목을 좋아하지 않는다. 내 소설의 제목을 『장미의 이름』으로 하자는 아이디어는 실로 우연히 내 머리에 떠올랐다. 이렇게 부르고자 하고 보니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