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머니투데이 경제신춘문예 소설 가작] 별을 그리다 / 오승경
별을 그리다 / 오승경 1. ‘서희수 / 과장 / 태안리조트 고객지원실 / 8월 20일’ 머릿속이 하얗게 변해갔다. 그리고는 순식간에 어두워지면서 짙은 어둠이 나를 끝없는 심연으로 밀어냈다. 암전이라도 된 마냥 눈앞이 캄캄했다.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나는 사고가 정지된 사람마냥 그저 그렇게 아무 말 없이 자리에 앉아 있을 뿐이었다. 태안리조트? 그래, 자회사 중 그런 데가 있기는 하다. 회사가 지방 리조트 사업도 병행함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퇴사하기 전까지 그런 곳에서 일하게 되리라고는 상상조차 해 본 적 없다. 인사발령이 별 대수로운 사항은 아니다. 1년에 2번 꼬박꼬박 인사발령통지서가 사내 게시판에 올라왔다. 풋풋한 신입직원 임명부터 부서 간 업무이동, 승진, 퇴직까지 많은 이름들이 새로 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