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대전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부자 / 김선욱
부자 / 김선욱 그는 정말 자살을 시도 한 걸까. 술을 마시고 불콰해진 상태로 귀가한 할아버지가 말했다. 집 안에 주인이 들어왔으면 전부 나와서 인사를 해야지. 소, 돼지도 주인은 알아보는 법이다. 오늘 아침에 끓인 된장찌개는 소금이 너무 많이 들어갔다. 아침부터 짠 음식을 먹으면 하루 종일 입안이 텁텁해서 도무지 일을(일이라고 해봐야 경로당을 다녀오는 정도지만)볼 수가 없다. 마치 이 말을 하려고 태어난 사람처럼 그는 결연하게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의 대답은 한가지다. 죄송해요, 아버님. 배를 꾹 누르면 사랑해, 라고 말하는 인형처럼 누군가 엄마의 배를 꾹 누르면 저 소리가 나온다. 엄마는 그것이 술 취한 아버님을 대하는 맏며느리의 자세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아빠를 제외한 다른 식구들은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