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불교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파리로 가신 서방님 - 이보라
파리로 가신 서방님 / 이보라 “석찬이 흥덕사에서 전해온 불심을 눈으로 다 읽고나면,묘덕은 마당으로 나갔다. 돌을 하나하나 직접 날라서 쌓아올린 석탑 속에,말씀을 고이 접어 넣었다. 그 다음에 묘덕은 마음으로 다시 읽듯 그 앞에 한참 서있었다.마침내 묘덕이 합장을 하고 방에 들면, 나는 탑을 돌았다.한 번은 묘덕의 건강을 위하여 나무아미타불, 다음은 어미를 그리는 석찬을 위하여 나무관세음.마지막은 무엇을 위해야 할지 몰라 빈 생각 빈 마음으로나무아미타불 나무관세음을 중얼거리며 그냥 돌았다.”“화공이 법당 벽에 그린 것은 달마와 혜가였다. 입문을 위해서 혜가가 구한 것은 달마의 가르침이었고,오직 그것 때문에 혜가는 자신의 팔을 잘라 달마께 바쳤다.나는 문득 다 알아들어버린 두 사람의 선문답에 어쩔 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