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강원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작] 하지혜 / 사과나무 심부름
사과나무 심부름 하지혜(하경자) 과일농사 짓는 삼촌에게 사과나무가 일을 시킨다. -봉지 씌워 -겉봉지 벗겨 -속봉지 벗겨 -이제 따서 담아 사과나무 심부름하느라 이 가을 삼촌 얼굴도 발갛게 익었다. 별처럼 반짝이는 이 순간을 함께 나누고파 좋은 꿈을 꾸었다. 당선이 된다는 꿈이다. 그러나 전화벨은 울리지 않았다. `올해도 아니구나' 여기며 약간 김빠진 저녁을 먹고 있는데 당선 소식을 들었다. 떨리고 설레고 가슴 뛰었다. 그동안 지어온 동시 농사가 헛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기뻤다. 2007년부터 해마다 강원일보에 응모, 본선에 두 번 오르고 떨어졌는데 4전 5기 끝에 수확을 거두었다. 마음이 가라앉자 캄캄한 터널 속에서 혼자 힘으로 자식들을 길러 주신 어머니가 떠오르며 가슴이 뜨거워진다. 어려움을 꿋꿋하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