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뉴스N제주 신춘문예 시 당선작] 발포진 랩소디 / 서동석
발포진 랩소디 / 서동석 발포만호의 손에서 물비린내 날 거예요손바닥에 짠 내 밴 굳은살이 쓸쓸할 거예요밤이면, 그날의 수군(水軍)들이 지금도송판으로 판옥선을 만들고 돛을 달아요거북선 위에서 망치질 소리 들려와요 잠깐, 포구 저쪽이 술렁여요순시를 마치고 돌아온 그가 한쪽 손에 등채*를 들고나를 향해 걸어와요그의 한쪽 가슴에 활 맞은 자국이 보여요설마 그의 눈에 내가 보이는 건 아니겠죠?아직 나를 들켜선 안 돼요붉은 두정갑옷이 내 앞에 당도 했어요해풍의 냄새를 맡은 장군 어깨의 견룡이구름을 박차고 날아올라요내 말을 아무도 믿지 않겠죠? 심장이 터질 듯한 밤이에요 *발포진-전남 고흥에 있는 바닷가 지명으로 이순신 장군이 수군으로 첫 부임했던 곳*랩소디-서사적. 영웅적. 민족적인 색체를 띠고 있다*등채-조선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