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농민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호랑거미 / 성정현
호랑거미 / 성정현 내 집은 공중그네 어둠에 주추를 놓고아무도 깃들지 않은 바람으로 엮은 처마벼랑을짚고 짚어도하루살이만 숨죽이고 언제쯤 우리도 남루한 저녁 한때끼니 걱정 하나 없이 마음의 빚도 없이단 한 번사랑을 위해날아오를 수 있을까 바지랑대 선회하던 그림자 길어지면너를 포획하기 위해 중심에 붙박인 몸열두 번허물을 벗어허공으로 길을 낸다 “독자 가슴에 남는 올곧은 작품 쓸 것” 성장통으로 나를 지탱해준 시조에 사람과 자연·기쁨과 슬픔 담을 터 아파트 베란다 유리창 너머로 성근 눈발이 날리는 아침, 당선이라는 뜻밖의 전화가 왔습니다. 돌아보면 작은 여행에서 출발한 시조에 대한 열망이 열병으로 바뀌어 늘 제 곁에 남아 있었습니다. 꿈 많은 중학교 시절, 너는 훌륭한 작가가 될 거라며 제 글을 칭찬해주셨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