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동아일보 신춘문예 중편소설 당선작] 오즈 / 성해나
오즈 / 성해나 그 여름, 나는 구에서 주관하는 주거 사업의 세입자로 참여하게 되었다. 독거노인의 남는 방을 청년들에게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세주는 하우스 쉐어링 사업이었다. 입주 희망 신청서에는 값싼 임대료를 지불하는 대신 노인의 말벗이 되어주거나, 스마트기기 사용법을 가르쳐주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었다. 혼자 오래 살았던 어르신들이라 성미가 까다로워요. 신청서를 작성하는 나를 보며 구청 직원은 넋두리하듯 중얼거렸다. 어르신들 성질에 질려서 계약을 중도 파기하는 학생들도 있는데, 그런 일이 있을 때 제일 곤란해지는 건 중간에서 실무 처리 하는 우리거든. 직원은 계약을 파기하지 않을 확신이 있는지 몇 번이고 되물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겐 주거 환경이나 집주인의 성정을 따질 만한 여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