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손의 에세이 / 김기형
손의 에세이 / 김기형 손을 안심시키기 위해서, 굿모닝 굿모닝 손에게 손을 주거나 다른 것을 주지 말아야 한다 손을 없게 하자 침묵의 완전한 몸을 세우기 위해서 어느 순간 손을 높이, 높이 던지겠다 손이 손이 아닌 채로 돌아와 주면 좋을 일 손이 손이 아닌 것으로 나타나면 좋을 것이다 굿모닝 굿모닝 각오가 필요하다 ‘나에게 손이 필요 없습니다’ 라고 말할 수 있는 일종의 나는 아직 손을 예찬하고 나는 아직도 여전히 손을 사랑하고 있다 손의 지시와 손의 의지에 의존하여 손과 함께 가고 있다 손과 함께 머문 곳이 많다 사실이다 나는 손을 포기하지 못하였다 ‘제발 손이여’ 라고 부르고 있다 ‘제발 손이여 너의 감각을 내게 다오, 너의 중간과 끝, 뭉뚝한 말들을 나에게 소리치게 해다오’ 라고 외친다 손이 더 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