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스테이플러 씨 / 이규정
스테이플러 씨 / 이규정 그는 서류를 한 코 제압하고 있다바람의 두께에 따라 뒤집어질 수도 있지만이미 꿰인 코는 염기서열을 갖는다하얀 낱장에 뼈대를 두고 있는 얼굴들 묶인 것으로 질서가 된 몸이지만위아래 각을 맞추는 것은 복종의 의미자세를 낮추고 하나의 각도와 눈높이로 사열되어제왕의 예의를 갖추듯 손발을 맞추고 있다 어떤 묶음도 첫 장머리에서 움직이고펄떡이는 팔과 다리를 갖게된다간혹 흩어질까 묶인 것끼리 권(券)이 된다날개를 갖고 있어도그 손에 한 번 잡히면 그만이다 입이란 하나의 입구무엇이 채워졌을 때뜬구름이라도 소화하게 만든다솜사탕과 뜬구름은 종이 한 장 차이단정하게 정리된 그이 입에꽉 물려서 봉투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본적 있다 흩어진 낱장들을 함구시키며 제압하는따악, 그 소리일침으로 조용히 봉할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