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농민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내규에 따라 / 곽재민
내규에 따라 / 곽재민 올해 농번기부터는 주말 당직을 서도 시간외수당을 받지 못한다. 근로자들의 근로시간 초과 방지라는 이유였고, 당직비 대신 평일에 하루 휴무를 받게 됐다. 총무과 박 대리 말로는 인건비가 너무 많이 나간다는 것이 실상이었다. 규정이 바뀐 뒤로 직원들은 더 이상 당직을 사고팔지 못한다. 주말 당직 거래는 회사의 개입 없이 직원들만의 규칙으로 형성되어 오랜 기간 유지되어왔다. 육아하기 바쁜 직원들은 주로 당직을 팔았으며, 홀몸인 나는 그들의 당직으로 용돈벌이를 했다. 파는 쪽에서 돈을 지불했던 이 시스템에는 당직비 8만원에 추가적인 값을 얹어주는 규칙이 존재했다. 공휴일이 낀 당직은 기본 당직비에 7만원을 얹어 팔기도 했다. 나는 최대 15만원까지 들어오는 당직을 마다하지 않았고, 작년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