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동아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아빠의 유언장 - 성현정
아빠의 유언장 / 성현정 아빠의 홀쭉한 볼에 가만히 손을 갖다 댔다. 아직 따뜻했다.“곧 형이 올 거예요.”아빠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잔뜩 구겨진 옷감처럼 주름진 아빠의 얼굴이 내 말에 가만히 미소 짓는 것 같았다. 아빠의 가슴에 머리를 얹는데 쿵쿵 쿵쿵 복도에서 누군가의 발소리가 울려 왔다. 하나는 로나 아줌마고, 하나는… 아마도 형이다.달칵 문이 열리자 나는 얼른 몸을 일으켰다.‘형!’마음속으로만 형을 불러 보았다. 처음 만나지만 난 벌써 형을 좋아한다. 아빠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했던 사람이니까.형이 뚜벅뚜벅 걸어오다, 날 보더니 멈칫했다. 그러고는 로나 아줌마를 한번 쳐다보았다. 나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미소를 지으며 형을 바라보았다. 내가 형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형이 알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