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광남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제비집 / 안형미
제비집 / 안형미 돌고래가 그려진 벽화를 지나 골목을 돌아 흙빛 돌계단을 오르면 너희 집이 보여. 대문이 끼익 하고 초인종처럼 울리는 집. 거친 연둣빛 넝쿨들이 타고 오르는 스레트집. 나무기둥 사이로 마루가 한눈에 보이는 집. 그리고 우리 집.아저씨가 일을 다녀왔어. 오자마자 마루 앞에 비스듬히 놓여있는 작대기를 들었어. 동시에 우리 집을 향해 고개를 번쩍 들어 올리는 거야. 난 깃털이 삐쭉 서고 다리가 후들거렸어. 그때 오소소 들어오는 너희들의 목소리가 들려왔어. 그제서야 작대기를 툭 하고 마당으로 던지셨지. 흙물이 툇마루까지 튀겼어. “에이, 비가 와서 오늘도 허탕이야.”흙과 비가 진득하게 엉겨 붙은 운동화 밑창을 툴툴 털었어. 그리곤 금방이라도 ‘우르릉’하며 울림이 시작될 거 같은 하늘을 물끄러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