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불교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박상주 / 암자에 홀로 앉아
암자에 홀로 앉아 박상주 날 좀 때려주오 천년고찰 범종 치듯 안으로 다져놓은 전탑(塼塔)언어 청태(靑苔)눈물 빈 골짜 다 쏟아 붓고 나비 되어 가련다 못다 한 말, 심장 속에 한 장 벽돌로 구워냈다 아침에 비둘기 떼가 한바탕 원무(圓舞)를 추며 하늘을 쓸더니, 오후에 기쁜 소식이 날아들었다. ‘암자에 홀로 앉아’라는 작품이 불교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었다는 것이다. 기쁘나 슬프나 무언의 대화를 주고받던 앞산이 씩 웃으며 고개를 끄떡인다. 이미 처녀시집까지 펴낸 아내가 큰 눈을 반짝이며 축하의 손을 내민다. 사람이 살다보면 어찌 할 소리 다하고 흘릴 눈물 세상에 다 보일 수 있겠는가. 사람은 저마다 밤이 되면 못다한 말 덩이 덩이를 한숨으로 이겨서 뜨거운 심장 불 속에 넣어 한 장의 벽돌로 구워낸다. 그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