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한라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엄마 달과 물고기 / 김미경
엄마 달과 물고기 / 김미경 물고기는 내 오빠다 오빠가 물고기인줄 알면서도 내 엄마 달은 물살에 휩쓸려 떠밀려가는 물고기를 잡지 못한다 그러나 엄마는 달이다 눈물이 없는 달 우리가 잠든 밤마다 환하게 나타났다 사라졌다하면서 놀라고 걱정스럽게 만드는 달 말이다 이런 달의 머릿속에는 아무것도 없다 생각만 많다 물거품이 이는 곳에 가면 은빛 곡선을 가진 오빠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아기가 발을 핥고 있어서 젖 물릴 때가 됐다고 한다 물고기의 얼굴은 내 얼굴 우리는 형제다 물속에 잠긴 달이 운구릉을 헤적거리다 곱은다리에서 암흑 속으로 내려간다 이번에는 검은 그림자에 싸여 비틀거리는 아빠도 함께다 그러나 엄마는 달이다 힘이 세다. "버티다 보면 다른 것들이 훨씬 더 견딜 만해질지 모른다" 녀석은 주로 빛이 어스름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