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영남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리플레이 - 박은성
리플레이 / 박은성 - 베이지색 핫팬츠에 흰 블라우스를 입고 계셨죠? 머리는 단발 파마고요. 폐쇄회로에 찍혀 있습니다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아야지, 식의 조롱을 내뱉듯 전화기에서 말이 이어졌다놀이터 입구에 한 개, 앉아서 잠시 쉬는 벤치에 한 개, 아파트 입구에 두 개 하물며 쓰레기 분리수거하는 곳에도 여지없이 자리 잡고 있었다. 사방에 설치된 카메라를 나는 한 번도 의식한 적이 없었다 -문이 안 열려. 조가 소곤거렸다. 나는 어둑한 복도로 고개를 돌렸다. 복도 바닥에는 융단처럼 폭신한 러그가 길게 깔려 있었다. 길바닥의 후끈한 열기와 상관없이 실내는 서늘했다. 낮은 조명은 쾌적함마저 느끼게 했다. 초콜릿색 문 뒤에서 여자들의 신음이 들렸다. 나란히 선 엘리베이터 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