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매일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우리 집에 놀러와 / 박규연
우리 집에 놀러와 / 박규연 건호가 나와 엄마를 폴짝 앞질러 성큼성큼 걸어갔다. 그러고는 뒤돌아서서 빙긋 웃는 얼굴을 보니 또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나는 엄마를 슬쩍 끌어당겨 소곤거렸다."엄마, 오늘은 건호 그냥 집에 가라고 하면 안 돼? 쟤 만날 우리 집에 가는 거 싫어."그러자 엄마가 내 옆구리를 쿡 찌르며 눈짓을 했다."조용히 해. 건호 듣겠다. 친구한테 그러는 거 아니야."가슴속에서 끓던 불덩이가 목구멍까지 차올랐다. 나는 씩씩거리며 건호의 어깨를 툭 밀치고 지나가버렸다.건호는 매일 학교가 끝나면 나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 우리 집에서 간식을 먹고, 나랑 같이 학원에 갔다가, 우리 집에서 저녁도 먹는다. 퇴근한 건호 엄마가 돌아와 건호를 데리고 갈 때까지 내내 우리 집에서 지내다 간다."선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