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영주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문제완 / 당선작외 응모작 2편
아바타 한 켤레 잠이 깬 새벽녘에 물끄러미 바라보니 현관 쪽 신발들이 제 멋대로 잠들었다 고단한 입을 벌리고 코를 고는 시늉이다 늘 그렇게 아옹다옹 하루를 부대끼다 저들도 가족이라 저녁에 모여들어도 서로가 지나 온 길을 묻는 법 절대 없다 오고 가는 내 모든 길 묵묵히 따르느라 굽도 닳고 끈도 풀린 가여운 내 아바타여 부푸는 밤공기를 안고 나처럼 누웠구나 심해深海 - 칠예가 전용복 옻나무 가지에는 일월日月의 물결무늬 깊은 어둠에서 한 줄기 빛을 찾듯 잉걸불 피어 올리며 화폭을 달구고 있다 휘휘 도는 칼끝에서 한 틈이 생겨나고 그쯤에서 섬광처럼 환하게 열리는 하늘 무너진 메구로가조엔* 살아나서 꿈틀댄다 검게 우는 붓질 따라 출렁이는 마음일 때 바다 속 숱한 상처가 진주로 영글듯이 사나이 살아 온 궤적이 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