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경제신춘문예 소설 대상 당선작] 유두진 / 옵션
옵션 유두진 ‘안 돼, 제발 좀 내리라고. 시원하게 한번 빠져 봐!’ 전날 뉴욕 다우지수가 100포인트 이상 하락했음에도 우리나라 코스피지수는 도무지 빠질 기미가 없다. 동시호가 때 보합을 오가더니, 장이 시작하자 이내 상승 쪽으로 자리를 잡았다. 왜 이리 지수의 힘이 좋은지 모르겠다. 다우가 내리면 코스피도 하락 출발하는 게 대부분인데 말이다. ‘폭락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일단은 마이너스지수로만 가자. 파란색 숫자를 보여줘!’ 하지만 나의 바람과 달리 주가는 계속 빨간색이다. 상승폭이 크지 않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뒷목이 당긴다. 입이 바짝바짝 마른다. “후~ 읍~” 심호흡을 한 뒤 다시 HTS 화면에 얼굴을 파묻었다. 그때 들려오는 옆방 여자의 통화 소리. “아, Y영어학원이라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