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전원 미풍 약풍 강풍 / 윤지양
전원 미풍 약풍 강풍 / 윤지양 0100 밤이었다. 눈을 떴을 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발가락으로 더듬다 0010 새벽에 매미 우는 소리를 듣지 못한 것 같다. 여름엔 매미가 커지고 점점 커져서 새를 잡아먹는다. 새 소리를 들을 수 없다. 1000 숨이 막히는 줄 알았어. 0100 비행기 엔진 소리 잡아먹힌 새가 매미가 되는 소리 1000 (나는 이곳에 없다.) 0001 침대 위의 옷가지 0100 침대는 깨끗하다. 아직은 숨이 막힐 때가 아니다. 탁자 위 물 한 컵 0010 (이곳에 없다.) 내 안의 소리, 진짜라고 말해줘서 고맙습니다 믿기지 않았습니다. 전화를 받은 날, 하루 종일 믿을 수 없었습니다. 전화를 받기 전에 읽고 있던 시집을 더 이상 읽을 수가 없었습니다. 맥이 풀려서 옆에 있는 동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