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강원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작] 밥풀 묻었다 / 이무완
밥풀 묻었다 / 이무완 호박꽃 속 뽈뽈뽈 기어들어가냠냠 맛있게 혼자 밥 먹고도시침 뚝 떼고 나온 호박벌아! 입가에 밥풀 노랗게 묻었다.엉덩이에 밥풀 덕지덕지 붙었다. 동심을 일깨워 준 벗 아이들 방학하는 날, 땅거미 내리도록 이어진 지루한 회의 도중에 당선 통보를 받았습니다. 마음속으로 많이도 바랐던 순간이지만 막상 당선 소감을 써야 할 처지가 되고 보니 마냥 어리둥절하고 `고맙다'는 말 말고는 다른 말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돌이켜보건대, 교실에서 교과서 들고 시를 가르치면서 `나도 써 봐야지' 하는 마음을 처음 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동시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 곁에 살면서 어른이라서 미처 들을 수 없던 말, 볼 수 없던 일들이 조금씩 귀에 들고 눈에 보였지요. `지금부터 시를 써야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