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경상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라오스의 달콤한 눈 / 이서림
라오스의 달콤한 눈 / 이서림 너를 만난 건 평범한 어느 날이었어. 그날 아침에도 어김없이 탁발 수행이 있었지. “릭, 아직 멀었니?” “아니에요. 이제 준비 다 했어요.” “아홉 살이나 된 스님이 옷도 똑바로 못 입으면 어떡하누.” 큰 스님은 어깨 밑으로 흘러내린 장삼을 바로 올려주며 근엄한 목소리로 물으셨어. “탁발이 스님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수행인지 너도 잘 알고 있지?” 큰 스님의 말씀에 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어. 스님이 된지 일 년도 채 안 됐지만 그 정도는 나도 잘 알고 있거든. 메콩강에 나룻배들도 아직 깨어나지 않은 고요한 시간이었어. 새벽의 푸른빛이 가시기도 전이지만 사람들은 벌써 거리로 나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어. 시작을 알리는 북소리가 울리면 앞장선 큰 스님을 따라 나이순으로 주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