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부산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황외순 / 탯줄 - 거가대교에서
탯줄 - 거가대교에서 황외순 찰싸닥, 손때 매운 그 소리를 따라가면 갓 태어난 핏덩이 해 배밀이가 한창이다 어둠을 죄 밀어내며 수평선 기어오른다 비릿한 젖 냄새에 목젖이 내리는 아침 만나고픈 열망하나 닫힌 문을 열었는가 섬과 섬 힘주어 잇는 탯줄이 꿈틀댄다 당겨진 거리보다 한 발 앞선 조바심을 여짓대던 해조음이 다 전하지 못했어도 짠물 밴 시간을 걸러 마주 앉은 저 물길 서툴지만 먼 길 우직하게 가고 싶어 얼마 전, 십 년 지기 가게를 정리했습니다. 그곳은 미용실을 시작하고 두 번째로 자리 잡은 곳이었습니다. 제게 미용실은 일터이자 문학의 산실입니다. 엄습해 오는 상실감과 새로운 곳을 찾아야 한다는 조급함 사이에서 힘들어할 즈음 당선 소식을 들었습니다. 반가운 마음과 동시에 뭔지 모를 묵직한 것이 가슴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