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이제부터 내 이름은 / 최영동
이제부터 내 이름은 / 최영동 “고양이 이름이 고양이라고?”수의사 선생님이 어리둥절한 얼굴로 널 보았다. 넌 선생님의 눈을 피했다.“나이는?”“한 살쯤 됐을 걸요.”“진짜 주인하고는 아직도 연락 안 돼?”넌 입을 꾹 다물었다. 선생님이 더 물으려하자 넌 통조림이 높게 쌓인 진열장을 향해 등을 돌렸다. 휴대폰만 만지작거리는 널 보며 선생님은 깊은 한숨을 쉬었다.“그러니까 이름은 고양이, 수컷, 나이는 한 살로 추정. 진짜 주인은 지금 없고…대신 맡고 있던 임시보호자는 장태호.”선생님은 컴퓨터에 내 정보 입력을 마친 뒤 핀셋으로 솜뭉치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 한쪽 팔로 내 몸을 지그시 누르기 시작했다.“곧 집에 가겠네. 얼마나 다행이니? 그치?”선생님이 날 보며 웃었다. 나도 웃고 싶었다. 그러나 내 목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