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조선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 당선작] 일상의 면역력으로 순환되는 공포의 뫼비우스의 띠 - 이선희
일상의 면역력으로 순환되는 공포의 뫼비우스의 띠 - 편혜영 『재와빨강』,「블랙아웃(Black Out)」을 중심으로 / 이선희 편혜영의 시계는 거꾸로 간다 편혜영이 빚어낸 가상의 세계들은 불편하고 혼란스럽다. 인간과 인간이 사는 공간, 그리고 인간이 만들어 낸 세계의 결과물들. 이 모든 것이 한데 뒤엉키고 뒤틀리며 하나의 서사를 만들어 내는 것이 바로 편혜영 스타일이며, 그것은 때론 기괴스럽게(『아오이 가든』, 『사육장 쪽으로』, 『재와 빨강』) 때론 서글프게(『저녁의 구애』, 『서쪽 숲에 갔다』) 드러나기도 한다(작품 수가 많은 관계로 편의상 장편을 기준으로 나누었음을 밝혀둔다). 하지만 공통점이 있다면 그것은 인간과 사회제도 사이에 생기는 균열, 인간과 인간 사이에 생기는 균열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