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경남신문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곽영미 / 아빠의 본두
아빠의 본두 곽영미 “어봉머을!” “어벙마얼!” “오봉마을!” 그들은 아무도 ‘오복마을’이라고 정확히 말하지 못했다. 그나마 마지막에 말한 그가 제일 나았다. 보라색 티셔츠를 입은 그는 오복마을에 온 것이 오늘로 세 번째다. 그의 이름은 하킴이다. 하킴은 작년 겨울 마을 도로 공사 때 아빠와 함께 일했다. 구경 나온 아줌마들이 까만 그들의 얼굴을 훔쳐보며 실실 웃어댔다. “오복이든, 어봉이든 그게 못자리랑 뭔 상관이야!” 마을 회관 모퉁이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을 훔쳐보던 성수가 투덜거렸다. 마을 이름을 알려주던 이장 아저씨는 이제 모판을 보여주며 말하고 있다. “…아무튼 못자리를 만들 거니까 잘 보라고. 요것이 모판이여, 모판. 여기다 흙을 요만큼 담고, 요렇게 물을 주어.” 그들은 이장 아저씨와 모판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