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광주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달의 꽃 / 정영효
달의 꽃 / 정영효 황토색의 개천물이 금방이라도 수위를 넘을 듯 넘실거렸다. 봄부터 이상기후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그러더니 급기야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폭우가 쏟아졌다. 재난정보를 알리는 메시지가 복잡한 머릿속을 더 헝클어 놓았다. 나는 세찬 비를 뚫고 필사적으로 운전을 했다. 들이붓는 빗줄기 때문에 와이퍼는 무용지물이었다. 젖은 도로가 흡수해버린 빛으로 라이트조차 제 몫을 하지 못했다. 아내를 찾아야 했다. 가랑비만 내려도 온몸을 떨며 싫어하던 여자였다. 비 오는 날이면 아예 집 밖으로 나갈 생각을 하지 않던 아내가 집에 없다. 저녁을 먹은 빈 그릇들은 설거지가 되지 않은 채였다. 휴대폰은 꺼져 있었다. 그동안 오가던 이웃과 아내의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한결같았다. 이 빗속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