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자반고등어 / 정진희
자반고등어 / 정진희 푸른 등이 시린지 부둥켜안은 몸뚱이 제 속을 내주고 그리움을 묻어둔 채 장마당 접었던 밤은 해풍만 가득하다 기댈 곳 없었다, 그냥 눈 맞은 너와 나 천지사방 혼자일 때 보듬고 살자했지 소금물 말갛게 고인 눈알 되어 마주친 동살이 밝힌 물길 야윈 등을 다독이다 나 다시 태어나 너의 짝이 되리라 살 속에 가시길 박힌 그 바다를 건넌다 한 수에 사랑, 한 수에 그리움… 세계적 공용어 ‘시조’ 꿈꿉니다 시조교실 수업에서 들은 시조 한 편이 오늘의 당선소감을 쓰게 만들었습니다. 김재현 선생님의 ‘풍경’이라는 작품이었습니다. 글쓰기를 그만두겠다고 절망했던 적이 어디 한두 번이었던가요. 누구나 좌절할 수 있다며, 그 좌절을 받아들이고 다시 일어서도록 이끌어 주신, 한 명에게라도 시조를 가르치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