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부산일보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 '캐롤', 시선의 전복이 가져다주는 정취 / 조선호
'캐롤', 시선의 전복이 가져다주는 정취 / 조선호 시선은 응시의 개념이 생겨난 이래로 언제나 민감한 화두다. 영화가 르네상스적인 원근법을 제공하는 이상 관객이 영화의 이미지에서 자유로워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 부자유는 관객이 스스로를 응시의 주체라고 믿게 만드는 결정적인 장치가 된다. 페미니즘 영화에 불을 지핀 '로라 멀비(Laura Mulvey)'가 '시각적 쾌락과 내러티브 영화(Visual Pleasure and Narrative Cinema)'에서 진행한 논의 또한 할리우드의 내러티브 영화들이 남성 주체적인 응시를 자연화하고, 여성은 응시를 받을 수밖에 없는 수동적인 상태에 머물게 된다는 지점을 지적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멀비의 논의가 일차적으로 '성'에 대한 주체적인 전복을 촉구했다면, '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