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조선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집시, 달을 굽다 / 설은영
집시, 달을 굽다 / 설은영 "악!" 맹수가 오른쪽 종아리를 공격했다 그녀는 김장용 밀폐통을 가져왔다. 삽시간 통 안에 갇힌 개 통에 든 개를 냉장실에 처넣었다… 냉장고로 다가가 문을 열었다. 놈은 아직 살아 있었다 새벽 세 시. 은호의 눈이 저절로 떠진다. 그녀는 침대 옆 자투리 바닥에 차렷 자세로 누워 있다. 습관이 들어서 갓 깨어난 사람 같지 않게 정신이 맑다. 이렇게 28개월째 버티는 중이다. 어둠 속에서 두 개의 눈이 매섭게 반짝이고 있다. 은호는 두려움을 다독이며 배를 불룩하게 부풀렸다. 맹수는 기습공격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이만큼 배를 부풀려두면 충격이 그리 크지는 않을 것이다. 하나, 두울…… 셋! 침대 난간에서 시동을 걸던 맹수가 허공으로 몸을 날린다. 이어서 '윽!' 하고 배를 움켜쥐는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