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문화일보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 착란의 시간, 착상의 언어 / 김진석
착란의 시간, 착상의 언어 / 김진석 - 김민정 시세계의 변모 과정 시인의 술래잡기 양상은 환영으로서의 ‘나’에게 쫓기는 과정이자실재하는 ‘나’를 추적하는 악순환적인 꼬리잡기의 과정이다.그러나 실재의 ‘나’는 거울 밖의 외부에 존재하며, 따라서 시/내부의 모습에 드러나는화자의 역할은 언제나 도망자의 역할로 규정된다. 시인은 “고통에서 고통으로 고통이 전해질 수 있는 거니까”라고 말하며 산 자에게는 죽은 자의 아픔을,죽은 자에게는 산 자의 슬픔을 전달하고 있다.이러한 시인의 행동은 매개자로서의 무당의 역할에 다름 아니며,시인은 아픔의 상호교류를 가능하게 만드는 ‘고통의 전달자’이다. 1. 술래잡기의 악몽 시는 자꾸만 달아나려고 한다. 자신을 둘러싼 형식으로부터, 시가 갖추어야 할 당위적 개념으로부터 시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