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국제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천사의 손길 / 이화정
천사의 손길 / 이화정 - 거기 ‘천사호출’이잖아요. 엄마는 천사래요. - 그러니 아줌마가 우리 엄마 좀 불러주세요 - 놀이공원에서 돌아오는 길에 경숙은 말했다 - 이제 엄마라고 불러. 지금부터 내가 엄마야 - 아줌마가 천사였다고요. 아빠가 그랬어요 남자는 욕의 질감을 살릴 줄 아는 사람이었다. 썅- 은 길고 늘어지게, 년아-는 짧고 신속하게 발음함으로써 상대로 하여금 적당한 모욕감과 충분한 공포를 느끼게 만들었다. 그는 택시를 기다린 지 3분이 지났다고 말했다. 3분요? 경숙이 되묻자 그때부터 남자가 융숭한 욕의 향연을 시작한 것이다. 지독한 욕을 해대면서도 남자는 언성을 높이거나 목소리가 흔들리지 않았다. 위험한 사람이라고 경숙은 생각했다. 죄송하다고, 최대한 죄송하게 들릴 수 있도록 말했다. 경숙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