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경상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천수만 청둥오리 - 김윤
천수만 청둥오리 / 김윤 지축을 뒤흔드는 수만 개 북 두드린다 오색 깃발 나부끼는 천수만 대형 스크린 지고 온 바이칼호의 눈발 털어놓는 오리 떼 아무르강 창공 넘어 돌아온 지친 목청 오랜 허기 채워 줄 볍씨 한 톨 아쉬운데 해 짧아 어두운 지구 먼 별빛만 성글어 민들레 솜털 가슴 그래도 활짝 열고 야윈 목 길게 뽑아 힘겹게 활개 치며 살얼음 찰랑 가르고 화살처럼 날아든다 [당선소감]“윤금초 교수님·가족·문우님들에 감사” 네? 당선 통보를 접하는 순간 온 몸에 힘이 빠져 한 동안을 우두커니 앉아 있었다. 아끼는 친구들, 스승님, 가족, 문우들의 얼굴이 다가오고 등단의 몫을 할 좋은 시조를 잘 쓸 수 있을 까 하는 두려움에.운동장 한 복판에서 손 난로 하나 품고 사는 듯한 몸과 맘, 그 떨쳐 버리지 못한 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