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부산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작] 최강적 - 김자미
최강적 / 김자미 내가 제일 좋아하는 짜장면이 멸치쌈밥한테 졌다. 쌈밥 집으로 나를 끌고 간 엄마, 하마가 됐다. 아빠 손가락만한 멸치를 싸 입 쩌억 벌리고 정신없이 먹는다. 내가 먹든 말든 쩌억 쩍 싸 먹는다. 엄마를 하마로 만든 건 엄마 뱃속 동생이다. 뱃속에서부터 내 자리 꿰차고 엄마를 조종한다. 내 새끼 내 새끼 하던 할머니까지 휘어잡았다. 말 잘 듣는 부하 한 명 만들어 달랬더니 깨개깽 발에 차인 강아지 꼴은 나다. 아끼던 장난감 주나 봐라. 놀이터 데려가고 과자 사 주려고 했던 것도 취소다. 이런 내 마음 알아차렸나 보다. 엄마 배 툭툭 차며 축구 연습 한단다. 내가 축구 선수 되고 싶은 걸 어떻게 알았을까. 나도 모르게 자꾸 엄마 배에 귀를 대 본다. '형, 좀만 기다려.' 툭 발길질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