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전북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할머니의 라디오 사연 / 최고나
할머니의 라디오 사연 / 최고나 “예은아! 어떻게! 할매가 된 것 같다!” 흥분한 할머니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라면을 끓이다 말고 할머니에게 뛰어갔다. 할머니 얼굴은 홍시처럼 발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이번엔 진짜야?” “진짜야. 들어봐라. 김복임. 분명이 전주 사는 김복임이라 했다.” 할머니가 떨리는 손으로 라디오의 볼륨을 높였다. 신나는 음악과 함께 디제이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나는 숨을 죽이고 양쪽 귀를 쫑긋 세웠다. “네. 사연 잘 들었고요. 전주에 사는 ‘김꽃님’ 씨에게는 선물로 침구 세트 드릴게요.” “에이, 뭐야. ‘김복임’이 아니라 ‘김꽃님’이잖아.”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내가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이상하네. 아까는 분명히 김복임이라꼬 했는디. 전주 주소까지도 맞았는디…….” 할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