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강원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냄새 / 최백순
냄새 / 최백순 국은 끓을수록 악취를 더했다. 솥에서 머리를 꺼내 버리자고 누군가 말했다. 냄새나는 동물의 입을 대충 헹구어 솥에 넣었다는 것이 찜찜했다 한여름 아침 9시경에 파묻었다는 개를 뜨거운 흙 속에서 캐낸 것이 오후 5시가 넘어서였다. 개는 손으로 파내도 될 정도로 얕게 묻혀있었고 해는 아직 많이 남아 있었다. 파낸 개는 어른의 상체만큼이나 컸다. 입은 벌어져 딱딱하게 굳어있었고 그 속에 흙이 그득했다. 거꾸로 세운 채 흔들어 입 속의 흙을 쏟아 냈다. 개는 죽어서도 뜨거웠다. 개는 물에 던져졌고 개가 떨어진 곳에서부터 흙물이 잠시 동안 빠르게 떠내려갔다. 물속에서 죽은 개를 흔들었다. 개털 사이에 끼었던 흙들이 거의 떨어져나갔다. 물속에서 이리저리 굴리며 털 수 있을 만큼 흙을 털었다. 건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