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이민주 / 종이꽃
종이꽃 이민주 힐끗 뒤를 돌아보았다. 여섯 살쯤 되어 보이는 작은 소녀가 휠체어에 앉아 있었다. 오른쪽 팔을 압박붕대로 칭칭 감은 소녀의 얼굴 피부가 유난히 하얗다. 갈색 웨이브진 긴 머리가 휠체어의 움직임에 따라 미세하게 출렁거렸다. 퍼머를 한 지가 몇 개월 지났는지 웨이브가 중간 부분부터 살아 있었다. 낮은 코가 아니었다면 미국 혼혈아로 착각할 것 같았다. 아이를 쳐다보는 엄마의 눈길이 난로처럼 따뜻해 보였다. 병원 복도를 오가다 가끔 마주치는 모녀였다. 나는 편하게 좁은 복도를 지나갈 수 있도록 벽 쪽으로 다가섰다. 눈은 엘리베이터 안으로 사라지는 모녀들을 따라갔다. 엄마의 아랫배 옆모습이 두리뭉실하였다. 순간적으로 내 손은 움푹한 배꼽 주위를 쓰다듬었다. 그들은 병원 맞은편에 있는 편의점으로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