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정수연 / 크림빵과 두부
크림빵과 두부 정수연 은우는 오늘도 대문 앞에 앉아 형을 기다립니다.주머니를 만지작거려 보지만 은우 주머니는 언제나 텅텅 비어 있습니다. 형이 와서 크림빵 하나를 넣어주기 전까지는요. 또각또각 아주머니 한 분이 지나갑니다. "은우, 오늘도 형 기다리니? 바람이 찬데 들어가서 기다리지." 은우 집보다 조금 더 높은 언덕길 파란 대문에 사는 아주머닙니다. 아주머니는 은우 머리를 쓰다듬고는 또각또각 소리 내며 골목길을 올라갑니다. 쉬익∼∼. 아주머니 말대로 제법 찬바람이 은우 동그란 볼을 스칩니다. 재채기를 한 번 하고 콧물이 조금 나왔지만 은우는 앉은 자리에서 꼼짝하지 않습니다. 11월이 되자 기온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은우 두 발이 슬리퍼 속에서 꼼지락거립니다. "형아!" 은우가 벌떡 일어났습니다. 저 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