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광주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태권브이를 부탁해 - 서귀옥
태권브이를 부탁해 /서귀옥 “어서 학교 못 가!” 기어이 엄마의 목소리가 커졌다. 삼십 분이 넘게 형을 어르고 달래던 엄마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다. “김우진, 너 자꾸 엄마를 화나게 할래, 응?” 그러나 엄마의 호통에도 아랑곳없이 형은 장난감만 만지작거렸다. “마지막이야. 셋 셀 때까지 안 일어나면 너 정말 매 맞을 줄 알아. 하나, 두울…… 셋!” 드디어 엄마가 파리채를 들었다. 엄마는 형의 등짝을 내리쳤다. 형은 장난감을 꼭 끌어안고 꼼짝도 하지 않았다. 6학년인데도 아직 장난감이나 들고 있는 형을 보면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다. “또 지각이야!” 나는 형의 장난감을 빼앗으며 소리쳤다. “아 안 돼, 내 놔!” 형은 벌떡 일어나 나에게 덤벼들었다. 형은 평소에는 말이 없고 소심하고 눈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