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파티, 파티 / 허채원
파티, 파티 / 허채원 아버지는 물먹은 파지처럼 늘어져 있었다. 발톱이 길었고 수염은 오래 자르지 않은 풀처럼 수북했다. 여름인데도 두꺼운 옷을 걸치고 있었고 몸에서 고약한 냄새가 났다. 이마를 가린 머리카락을 들추고 자세히 들여다본다. 주름의 골이 깊고 광대뼈가 보일 정도로 볼이 파였지만 아버지가 맞다. 아버지를 맨 먼저 발견한 사람은 같이 이 동네를 떠돌며 노숙하는 사람이었다. 재개발 예정지인 이곳은 사람 사는 집보다 빈집이 더 많다. 이 동네에서 그와 아버지는 오래 노숙을 했고 아버지가 며칠째 무료급식소에 나타나지 않아 혹시나 해서 동네를 뒤지고 다녔다는 것이다. 다시 얼굴을 어루만져 본다. 하얗게 굳어 있다. 교문 앞에서 늘 손 흔들어 주던 자상했던 모습은 찾을 수 없고 세상의 어떤 것이 그렇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