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작] 생각하는 나무 - 한광일
생각하는 나무 나뭇잎은 어쩌면나무들의생각인지도 몰라 봄뾰족뾰족돋는 생각 여름푸릇푸릇펼쳐 낸 생각 가을알록달록재미난 생각 '이게 아닌데''이게 아닌데' 온갖 생각다 떨쳐버리고 다시 생각에 잠기는 겨울 [당선소감] "작고 아무것도 아닌것들의 목소리 일깨워 주고 싶죠" 중학교 어느 땐가, 살림을 온통 뒤집어 놓는 어머니의 집안 정리를 돕던 중, 누렇게 바랜 원고 뭉치를 보았습니다. 설마 아버지의 습작일 줄은 몰랐습니다. 문학을 위해 특별한 공부를 한 것은 아니지만, 20여 년 초등학교에서 지내다보니 아이들과 함께 읽을 만한 동시를 뒤적이게 되고, 결국 그러다가 동시를 너무 사랑하게 되고 말았습니다. 시도 읽고 수필 쓰는 재미도 알지만, 3년 전부터 나는 이미 동시에 너무 깊이 빠져 버렸습니다. 작고 아무 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