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광주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한밤중에 민서는 / 강애영
한밤중에 민서는 / 강애영 22:30 이때쯤이면 주임은 말이 많아졌다. 주임은 변덕쟁이에 수다스러웠고 허언증까지 있었다. 그는 한밤중에 천장에 뚫린 어둑한 환풍구를 바라보며 달토끼가 보인다고 말했다. 에이, 뻥치지 마요. 마음 같아서는 그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민서는 꾹 참고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러면 그는 더 신이 나서 졸라맨의 유래에 대해 주절거렸다. “암스트롱의 진짜 임무가 뭔지 알아? 그의 임무는 달토끼에게 피로회복제를 주고 오는 거였대. 안 믿긴다고? 믿어야 보여. 혼자서 밤에 공장을 지키다보면 말이야 가끔씩 천장에 있는 환풍기가 멈추곤 해. 저어기 가운데 환풍기 사이를 잘 살펴봐. 글쎄, 달토끼가 커다란 방아를 왼손에 쥐고서 오른손으로는 피로회복제를 마시고 있다니까. 피로할 땐 역시 박카스가 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