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동양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나는 한국인입니다 / 황선영
나는 한국인입니다 / 황선영 “야, 저기 다니엘 지나간다!” 다니엘은 태권도장 아이들의 아주 큰, 공통된 관심사였다. 태권도장 너머 학교 아이들의 관심사이기도 했다. 다니엘이 동네에 이사 온 지 3일째라는 걸 감안해도 지나친 관심이었다. 아이들은 다니엘이 하는 모든 행동을 지켜보고, 그걸 그날의 대화거리로 삼았다. 다니엘은 아무래도 신경 쓰지 않는 듯 보였지만, 가끔은 귀찮다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태권도복을 입은 아이들이 태권도복을 입은 다니엘 뒤를 병아리처럼 따라다녔다. 다니엘이 움직일 때마다 허리춤에서 검은 띠가 흔들거렸다. “뭐냐. 남아공, 너도 다니엘한테 관심 있냐?” 나도 모르게 다니엘을 오랫동안 쳐다보고 있었는지, 태권도장에 다니는 아이 하나가 불쑥 내 앞에 얼굴을 들이밀었다. 눈빛에는 심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