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동양일보 신인문학상 수필 당선작] 박시윤 / 껌
껌 박시윤 참 오래토록 그 안에 들어 있었다. 유년의 주머니 속에 손을 넣지 않았다면 그의 존재를 잊고 살았을 것이다. 몇 백 원 하지 않는 가벼운 값어치만큼 있는 듯 없는 듯했다. 언제부터 자리하고 있었는지 기억에도 없는 껌은, 유통기한이 지나 먹을 수 없는 음식처럼 미련 없이 쓰레기통으로 버려지곤 했다. 직장에서 상담역을 맡은 후로 온 종일 수없는 말을 쏟아 놓는다. 사람들을 대하는 일은 호락호락하지가 않았다. 오후가 되면 소금 한줌을 삼킨 듯 온 입 안이 텁텁하고 입술은 부르튼다. 누구와 무슨 소리를 주고받았는지 기억에도 없다. 아이처럼 궁금증의 물음표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람을 대하고 나면 온몸에 진이 빠져 꼼짝달싹도 하기 싫어진다. 며칠 전 손바닥을 턱에 괴고 멍하니 있을 때, 동료가 웃으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