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경남신문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공룡은 축구를 하지 않는다 / 안정희
공룡은 축구를 하지 않는다 / 안정희 아빠가 일거리를 찾아 지방으로 떠난 후, 나는 또다시 혼자가 되었다.요즘 들어 가려움증이 부쩍 심해졌다. 어제도 밤새도록 긁다가 새벽녘에 겨우 잠이 들었다. 늦게 일어나는 바람에 세수만 대충 하고 집을 나섰다.아줌마는 벌써 나와 있었다. 둥그런 교차로 한 복판에서, 아침 햇살을 받으며 저글링을 하고 있었다. 빨강, 파랑, 노란 공들이 공중으로 떠올랐다가 아줌마 손으로 떨어졌다 다시 튀어 올랐다.차들이 무심하게 지나갔다. 어쩌다 차문을 내리고 고개를 빼어 내다보는 사람도 있었다. 아마 이 거리를 처음 지나는 사람들일 거다. 아줌마의 저글링은 동네 사람들에겐 더 이상 신기한 구경거리가 아니다. 아줌마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늘 그 자리에서 저글링을 했다. 해 뜰 때부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