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2. 16. 눈과 그림자.
살다보면 실수나 후회로 한참 괴로워할 때가 있다. 사람들에게 한 대 얻어맞고, 밟혀야 정신이 차릴 것 같다고 느껴질 때면, 사람들이 밟아 놓은 눈 위에 모습을 비춘다. 내가 바라본 모습은 발자국에 난도질당한 그림자였다. 아무 말 없이 한참을 눈 위에 누워있다니, 조금씩 바람이 불어오는 반대방향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죽니 사니 쓸데없는 생존 싸움에 시간을 허비하는 것보다, 가끔은 이렇게 밟혀야겠다고 생각했다. 2013. 눈, 그리고 그림자.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