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동아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놀이터는 망하지 않는다 / 이정민 놀이터는 망하지 않는다 / 이정민 “또 누구 주려고?” 바나나를 몰래 들고 나가는 데 형이 잡아 세웠다. 당연히 놀이터 친구들이지. 매번 알면서 시비다. 형은 4학년이 되더니 놀이터에 잘 안 나간다. 엄마는 그런 형이 대견하단다. 하지만 아빠는 다르다. “가끔은 손해 볼 줄도 알아야 친구가 생기는 거야. 그런 면에서 우리 꼬맹이가 사회생활은 좀 하지.” “맞아, 아빠. 나 놀이터에 친구 많아. 형 친구들도 다 내 친구들이야. 동네 아줌마들도 나 엄청나게 칭찬해. 어디다 내놓아도 잘 살 거래.” “간식 때문이라니까. 바보야.” 형이 비웃었지만, 형이야말로 모르는 게 있다. 내 인기 비결은 고작 먹는 거 따위가 아니다. 바나나도 놀이터 친구들과 돌려먹으려면 겨우 한 입 정도뿐이다. 이래 봬도 난 놀이터에 없.. 좋은 글/동화 약 1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