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세계일보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 ‘다정한 말, 이상한 나라의 존재방식 - 기혁 ‘다정한 말, 이상한 나라의 존재방식 - 김행숙 시 다시읽기’ / 기혁 1. 놀이하는 사람 신촌에 가면, 테이블 사이로 춤을 출 수 있는 ‘놀이하는 사람’이라는 술집이 있습니다. 손님들이 언제부터 춤을 추었는지, 처음부터 그러한 의도로 장소를 꾸몄는지 등은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거리낌 없이 몸을 흔들고 낯선 이들과 술잔을 부딪칠 수 있는 ‘분위기’가 조명이나 음악의 선곡이 아닌 그곳을 찾아온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점입니다. ‘사람들’과 ‘춤을 춘다’는 것은 언어적 소통이 부재하는 상황에서 갈라진 타인들을 향해 말을 건네는 행위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니체는 우리가 춤을 추는 동안 놓게 되는 ‘가상의 다리’가 소통에 대한 근거가 없으므로 ‘부질없는 짓’으로 비쳐지지만 그러한 ‘부질없음’으로 .. 좋은 글/비평&평론 12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