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뉴스N제주 신춘문예 시 당선작] 달빛 소반 / 김맹선 달빛 소반 / 김맹선 둥근 허기였다 도마는 시퍼런 칼을 받아낸다 코끝 찡한 마늘과 매운 고춧가루가 스며들어도 도마는 어머니는 뜨거운 맛을 찬물로 부드럽게 넘긴다 물은 차갑거나 어디든 스며드는 식객이었다 도마는 어머니는 한 번쯤 달빛 속에 숨겨 두었던 칼춤을 추며 날고 싶었을 것이다 받아내는 일 바닥이어서 날고 싶었을 시간 평생 둥글어지는 일로 날개를 펼쳤던 도마가 어머니가 모든 걸 다 내어 주고도 모자란 눈빛으로 나를 바라본다 흘러내린 달빛에 생을 푸신 어머니가 가을바람에 나부낀다 강물로 흘러가신다 도마 위에 어머니 위에 풍성한 달빛이 넘실거린다 - 아버지가 주신 선물을 소중하게 보듬겠습니다 명리학을 하시던 아버지는 올해가 저의 최고의 해가 될 것이라는 말을 남기시고 하늘로 가셨습니다. 하늘에서 눈이 펄.. 좋은 글/시 약 1년 전